운수 좋은 날 DIARY

오늘은 운수가 좋은 날이다.
휴대폰을 분실한 흥미로운 날이다.
부업으로 게스트하우스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
필자가 청소를 하는 곳은 외국인이 많고, 
우리나라 손님도 좀 있다.
2시 반에서 3시경에 B동에서 분실된 것 같다.
그때 휴대폰의 배터리는 정확히 23%였다.
4시쯤에 일을 끝냈으니, 그래도 배터리는 남아 있을 터,
필자는 절대 폰을 끄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스텝분에게 분실된 폰에 연락하니 "꺼져있다"라는 메시지만 나왔다.
그렇게 2시간을 허비하여 하우스를 샅샅이 뒤졌는데, 없다.
필자가 이동한 경로를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없다.

여기서 3가지의 소설을 써야만 한다.

1. 온전히 나 자신의 잘못으로 분실된 것.
청소를 하다가 이리저리 뒤척일 수도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폰을 떨어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의문인 건, 나의 이동경로에 폰이 없었고,
더군다나 외국인 손님들은 대부분 정직하여, 분실된 폰을 신고했을 것이다.
평상시 나의 습관은 로비에 있는 휴대폰 충전기를 사용한 것이 있다.
일을 하느라 기억이 잘 안 나지만, 휴대폰에 충전한 기억이 어렴풋 있다.
이것도 습관이 되어그런지 어제의 기억인지 여러 번 겹쳐 저 헷갈린다.
중요한 건 휴대폰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2. 베니싱 현상.
필자는 살면서 베니싱 현상을 겪은 적이 있다.
베니싱은 물체가 사라지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다.
오래전 아버지와 식사를 하는 도중 반찬이 사라진 적이 있었다.
물론 아버지와 필자가 반찬을 동시에 보는 과정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이 경우는 매우 극히 드문 경우이기에 신빙성이 떨어진다.

3. 첩보 및 감시
말 그대로 소설에 나올법한 이야기다.
오늘 일터에 들어왔을 때 30대~4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국인 손님이 혼자
로비에 뭔가를 챙기는 모습을 보았다.
보통 이곳은 친구들, 가족들, 연인들이 오는 곳인데 말이다.
나이 지극히 드신 분이 혼자 오는 것은 드물다.
더욱이 여행 배낭이 아닌 간단한 차림으로 온건 더더욱 그렇다.
첩보와 감시에 대한 소설을 쓰자면,
필자의 휴대폰을 타깃(?) 삼아서 개인 신상을 취하려고 훔쳤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난 말 그대로 너무 평범하고 선량해서 감시자가 너무 허탈하다는 것이다.
왜 이런 곳에 에너지를 소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유독 오늘 꺼져있던 cctv를 피했다는 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정말로 감시자는 완벽히 필자의 휴대폰을 충전할 때 훔쳤(?)다고 생각한다.
비밀요원치고는 미안하지만 매우 치졸한 방법이긴 하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건 덫이 아니다. 칭찬이다.
문제는 휴대폰을 새로 사야 된다는 것이고, 
그들은 별 소득이 없다는 것에 있다.


결론 : 내 딴에는 휴대폰을 많이 신경 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나 자신이 휴대폰에 생각보다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3번처럼 누군가 들고 간 가능성이 매우 크다. 
2시간 동안 아무리 찾아도,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경계를 하지 않았다는 필자의 불찰이긴 하지만,
그들이 쓸데없는 짓을 할 수도 있다.
여하튼
3가지 소설 중에 1번이었으면 좋겠다. 아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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